경제 전문가 이승준에게 듣는 주부 재테크 5계명
모자라지만, 남편과 아이들은 재테크 잘하는 아내와 엄마를 원한다. 어디 그뿐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의 재테크 습관이 5년, 10년 뒤를 좌우한다고 강조한. 가정경제의 실세인
주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재테크 5계명을 이승준 자산관리 컨설턴트에게 들었다.
Note 1 : 종잣돈부터 만들어라!
재테크의 기본은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다. 이때 원칙은 안전한 투자. 초반에는 금리가 낮더
라도 안전성이 보장되는 예·적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일정 금액 이상의 종잣돈이 모이면
원금 보존이 되는 1·2 금융권의 다른 금융상품에 예치시킨다. 다만 2금융권은 1금융권에 비
해 안전성이 떨어지므로 예금자 보호 한도인 5천만원 내에서만 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 Lee's Advice 5만원으로 2천만원 만들기
1천만원의 10% 수익이면, 1백만원입니다. 큰돈이죠? 주변에서 돈 벌었으니까 밥 한 끼 사라고
합니다. 20만원 정도 썼다고 쳐도 80만원이 남습니다. 그럼 1백만원의 10% 수익이면, 10만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열의 아홉은 별 생각 없이 써버릴 수 있는 돈일 겁니다. 고객들을 만나
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푼돈은 쉽게 나간다. 대신, 밴딩돼 목돈으로 있으면 마음
가짐부터 달라진다'. 바로 종잣돈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종잣돈을 모을까요? 일단 은행에 가서 매달 5만원씩 1년짜리 새 적금에 가입
합니다. 1월에 5만원, 2월에 5만원. 12월이 되면 12개의 적금 통장이 생기겠죠? 납입금액도 1월
에는 5만원이었던 것이 2월에는 10만원 12월에는 12개 통장을 합쳐 총 60만원이 됩니다.
2년 차 1월에는 1년 차 1월부터 불입한 적금의 만기금 60만원과 이자를 찾습니다. 이 금액은 그
자리에서 매달 적금으로 예치합니다. 동시에 다시 1년 차 때와 마찬가지로 5만원씩 1년 적금을
이어갑니다. 3년 차 1월에 원금 7백20만원과 60만원은 다시 예·적금으로 돌리고 2년 차와 같은
방식의 적금을 1년 더 넣습니다.
이렇게 3년간 불입(첫 해 390만원+2년 차 720만원+3년 차 720만원)하면 이자를 포함해 2천만원
에 가까운 목돈이 생깁니다. 한 달 5만원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3년 뒤 목돈이 되는 겁니다.
사실 이 방법은 부채로 몹시 고생하시던 분께 권해드렸던 방법입니다. 삶에 대한 의욕도, 일에
대한 재미도 느끼지 못하던 분이었죠. 더욱 심각한 건 약에 대한 거부감이었습니다.
첫 1년 동안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해약의 유혹을 이겨냈고, 1년 뒤에는
돈 모으는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 첫 2천만원을 모으기까지 3년의 고행기가 있었지만 두 번째
2천만원을 모으는 데는 3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매달이 어렵다면 격월이라도 꼭 적금통장
만들기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나. 종잣돈, 습관으로 만들기
1. 2개 정도의 경제신문이나 잡지를 읽는다.
2. 맞벌이 부부는 가급적 한 사람의 월급을 저축한다.
3.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운다. 1천만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1백만원, 5백만원, 1천만원 순으로
작은 목표부터 꾸준히 달성해가도록 한다.
4. 처음부터 수익을 따지지 말고 우선 정기적금으로 돈을 모은다.
5. 연말정산 환급금을 종잣돈으로 활용한다.
6. 저축 전에 은행 대출금부터 갚는다.
7. 월급날 가급적 돈을 만질 수 없게 하라. 적금은 항상 자동이체한다.
8. 스스로 확신이 서면 지체 없이 움직여라. 돈 버는 사람들의 습관이다.
9. 보험, 세금, 법에 정통한 사람을 사귀어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람들이다.
10. 가계부는 꼼꼼함보다 꾸준함으로 승부를 건다.
Note 2 : 신용카드, 알면 돈 모르면 독
신용카드는 고액의 현금을 휴대하지 않아도 되고, 짧은 기간이지만 현금 지불이 유예돼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고가의 제품들도 부
담 없이 살 수 있게 해주는 할부제도는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현금을 직
접 사용하지 않다 보니 종종 개인이 부담할 수 있는 한계선을 넘는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안 쓰자니 불편하고, 쓰자니 불안한 신용카드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 Lee's Advice 주거래 카드에 집중하라
가능한 한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렇다고 신용카드를 무조건
쓰지 말라고 하는 건 비현실적인 대책인 것 같습니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수시로 거래명
세서와 가계부를 비교하며 불필요한 지출을 체크하도록 합니다.
카드 사용액은 필수 사용 실적 정도로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사용
실적에 따라 부가서비스 혜택을 다르게 둡니다. 때문에 카드를 만들 때 본인의 소비 패턴을
파악한 뒤 적절한 것을 골라야 합니다. 1인이 1, 2개 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며
다른 카드사의 카드 2개를 쓰는 것보다는 한 카드사의 서로 다른 종류의 카드 2개를 쓰는 것이
신용 관리 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카드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월 사용 실적이 30만원 선이면 기
본적인 부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Note 3 : 자녀에게 짐이 되지 말라!
월급을 탈탈 털어 학원비를 내고, 퇴직금으로 결혼까지 시키느라 정작 본인들의 노후 준비는 제
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요즘 부모들의 현실이다. 오죽하면 '잘난 아들은 처갓집의 아들이 되거나
국가의 아들이 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겠는가. 아낌없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도 중요하지만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경제적 짐이 되지 않는 것임을 명심하자.
가. Lee's Advice 교육비 마련의 포인트는 시기 & 금액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 기간별 양육 비용은 영아기(1~3세) 2천4백66만원,
유아기(4~6세) 2천9백37만원, 초등학교(7~12세) 6천3백만원, 중학교(13~15세) 3천5백35만원,
고등학교(16~18세) 4천1백45만원, 4년제 대학교(19~22세) 6천8백11만원이 필요합니다.
사실 각 연령별로 필요한 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 겁니다.
하지만 '허니문 푸어', '에듀 푸어', '하우스 푸어'와 같은 유행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빚에 시달
리는 현대인들에게 이는 애당초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교육비는 최소한 자녀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시기부터 대학교까지의 시기를 집중적으로 대비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교육비 지출이 가장 크게 늘어나는 시기인 데다 부모의 퇴직 시기가 빨
라지면서 50세 전후로 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자녀가 태어남과 동시에 매
달 10만~20만원씩 '자녀 대학 자금'이라는 명목으로 20년 이상 묶어두거나 불입금을 매년 5%
씩 증액하는 식으로 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나. 자녀 경제교육,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경제교육은 가정에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식탁 교육'을 추천한다. 밥을 함께 먹으며 최근 이슈가 되는 경
제나 부동산 뉴스에 대한 견해를 나눠보자. 부모가 꼭 경제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부모도 이 시간을 통해 스스로 노후 준비와 저축 방법을 배워가면 된다. 더불어 자녀들이 체크
카드보다는 현금을 쓰게 하라. 요즘엔 초등학생들도 체크카드를 쓰는 일이 흔한데, 빚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너무 일찍 카드를 쥐어주면 '카드=돈이 펑펑 나오는 마법의 물건'이
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 수도 있다.
Note 4 투자, 포트폴리오 준비부터
'투자'라는 단어에 겁부터 내는 사람들이 있다. 3년 후 집을 늘려가는 데 필요한 목돈 마련용
CMA나 펀드, 적금도 일종의 투자다. 투자는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
포트폴리오란 일정한 돈으로 어떤 종류의 금융상품에 얼마의 기간 동안 투자해야 하는지를 결
정하는 것이다.
가.투자 포트폴리오
Step 1 투자 목표 결정
간혹 목적 없는 투자를 하는 이들이 있다. 이는 지도 없는 항해와 마찬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
니다. 3년 내에 5천만원 모으기 혹은 5년 내에 5천만원 빚 청산 등 명확한 목표야말로 투자 방향
을 결정짓는 데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Step 2 자산별 투자기간 및 목표 수익률 책정
장기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면 적극적인 투자를 해도 무방하다. 손실이 나더라도 만회할 시간
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단기 투자라면 목표 수익률을 낮게 책정하고 가급
적 안전하게 운용하는 상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Step 3 효과적인 투자상품 선택
펀드의 경우 운용기간이 적어도 5년 이상, 규모 5백억원 이상, 최근 수개월간 실적이 상위에 랭크
돼 있는 상품을 고르도록 한다. 운용회사의 신뢰도 및 펀드 매니저의 능력을 감안해 결정하는 것
도 바람직하다. 펀드 평가는 '펀드닥터(www.funddoctor.co.kr)' 등 온라인 투자 정보 사이트를 활
용하도록 한다.
경험만큼 좋은 선생님은 없다. 어느 정도 기본기가 쌓였다는 판단이 들면 실제 투자의 세계로 뛰
어들어야 한다. 단, 적은 금액부터 시작하자. 수익이 떨어지는 것에 민감하지 않을 수 있는 선이
적당하다. 실전 경험을 쌓았다면 투자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나 재테크 관련 책을 통해 세부적인 투자 위험성과 성공 요인을 분석하도록 한다.
투자는 결국 공부와 인내의 연속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투자 환경은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은
사람에게만 재미와 수익을 선사함을 명심하자.
Step 4 사후 관리 기준 결정
투자 후 수익은 월 단위로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손실과 수익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내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확정된 수익이 아니다. 만약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이 발생
했다면 이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이때는 처음 정한 원칙, 예를 들어 '마이너
스 20%가 넘으면 투자를 중단한다' 등에 따라 결정하도록 한다. 반대로 목표한 수익률이 달성됐
다면 그중 90~95%는 환매를 통해 수익을 확정, 안정적인 상품으로 옮기고 남은 5~10%로 추가
수익을 기대하도록 한다.
나. Lee's Advice : 성공하는 투자자들의 법칙
가령 투자 수익의 변동성이 자신의 급여보다 많다면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하루 수익이
잘 나면 굳이 직장에서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반대로 하루 만에 급여만큼의
손해를 본다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는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지켜야 합
니다. 여유기간을 두고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년에 치를 아파트 잔금이나 3개월 뒤에 쓸 전세
금을 큰돈으로 불려보겠다고 덤벼드는 것은 상대에게 내 패를 모두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
모한 행동입니다. 또 투자는 심리 게임입니다.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의 궁극적인 목적이
수익 추구이다 보니 수익의 등락에 따라 많은 투자자들의 마음이 천국과 지옥을 오갑니다. 잘 살
아보려고 시작한 일이 자신과 가족에게 손해를 입힌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끝으로 때때로
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원하는 수익을 냈거나 혹은 손실을 봤다면 잠시 쉬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좀 더 수익을 내겠다거나 손실 난 원금을 만회하겠다는 욕심은 금물입니다. 반드시 스스로를 돌
아보고 한숨 돌릴 시간을 갖기를 권합니다.
Note 5 빚부터 갚아라
빚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더 큰 부자가 될 수도, 반대로 가정 파탄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빚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이다. 빚은 단돈 1천원이라도 당연히 갚아야 하는 대상
으로 인식해야 한다. 나아가 '왜 빚을 지게 됐는가'를 고민해보도록 한다.
Lee's Advice : 빚과의 동침
주택을 구입하거나 주식 투자, 부채로 인한 이자 지급 등의 부담에 비해 자산의 가치 증가가 크다
면 이때의 빚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다만 투자할 만큼의 준비가 충분히 돼 있는지, 성급
하지 않았는지, 더 알아야 할 것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고 전문가와 상의해야 합니다. 또 빚의 규모
가 소득으로 이자를 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지 않게 관리해야 합니다. 만약 소비 지출로 인한
빚이 자주 발생하고, 그 빚이 익월의 수입으로도 메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시급히 소비습관을 바
꾸도록 합니다. 이 경우에는 투자를 고려할 때가 아니며 오로지 적게 쓰고 빚을 갚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빚이 너무 많아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들다면 신용회복제도나 파산제도의
도움을 받는 것도 추천합니다.
여성들이여, 이것만은 반드시 챙겨라!
1. 내 이름의 작은 집 집은 가족 구성원이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 정도면 충분하다. 꼭 구매할
필요는 없다. 요즘엔 임대아파트도 잘 나와 있다. 그 집이 마련됐다면 여유 자금으로 작은 규모의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관심을 가져보자. 넓은 집보다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2. 내 이름의 예금통장 똑같은 수익이라도 1백만원의 10%와 1천만원의 10%는 다르다. 내 명의의
예금통장은 이런 돈 모으는 재미가 어떤 것인지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3. 나만의 연금 일을 하지 않더라도 국민연금은 꼭 가입하길 권한다. 일을 하지 않거나 소득이 적
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혜택을 주는 것이 바로 국민연금이다. 개인연금도 노후 자금을 위해 준
비하는 것이 좋다. 기혼이든, 미혼이든 가상의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마음으로 매달 그 아이에게
50만원씩 투자하자. 혹시 아는가, 훗날 진짜 아들딸보다 더 큰 효자 노릇을 할지.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김영길, 조민정 ■참고 서적 /「나도 재테크 잘하는 아내가 있으면
좋겠다」(이승준 저, 좋은책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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