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영농일기)

[스크랩] 처음 실생 재배목에 도전하시는 분에게 고하는 짧은 소견

솔향기마을농원 2013. 6. 12. 15:46

제가 나무를 접하기 시작한지 6년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저소나무가 좋아서 시작을 했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나무에 한번 미치면 보야하고 가져야한다는 욕심이 들끌곤 합니다. 저도 특수목에 미쳐 전국을 싸돌아 다닌적도 있고 포항산 미니정원수100여주를 구입하여 키워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린 묘목부터 시작하는 재미를 이제야 맛을 들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가 소나무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오랜 객지생활을 하다보니 고향에 대한 연민의 정 그런것이 사뭇쳐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가지고 계시는 토지가 있어 선택한 수종이 소나무였죠.

2004년에 구례산 소나무 1년산 묘목을 1500주를 구입하여 고향 밭에 식재를 했죠. 아무런 경험도 없이 맨땅에 도전을 한거죠. 풀관리는 부모님이 해 주시고 저는 한달에 한두번 고향가는 길에 묘목을 돌봐주곤 했습니다.

고향가서 그놈들 보는 재미가 쏠쏠했죠.

그렇게 두해가 지나갈 무렵 회사에서 3주간에 휴가가 있었습니다.

휴가기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가장 큰 화두는 고향에 있는 소나무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첫번째로 한 일이 제가 사는 근동의 소나무밭을 찾아 헤메면서 구경을 다녔죠. 한겨울이라 누가 밭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나무만 보고 다녔죠.

 

그러나 2주째 접어들 무렵

집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멋진 소나무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들어가서 구경이라도 해 볼까 어쩔까 망설이다가 들어가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4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사장님이 계셨는데 제가 인사를 하니 받는 둥 마는 둥 그러더군요. 속된말로 똥씹은 얼굴 그런거 있죠. ㅋㅋㅋ

제가 찾아 들어간 곳이 분재원이었습니다. 어딘가는 공개할 순 없지만 거기서 소나무에 대한 새출발이 시작된 거죠.

 

모르는 사람이 왔으면 왜 왔는지 물어보기라도 해야될 사장님이 아무 말이 없더군요.

그렇다고 초면에 이것저것 떠들며 물어볼 수도없고 난감하더군요. 그렇게 분재원의 일과가 시작되었고 휴가기간내 절반은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죠.

 

"고향에 소나무 묘목을 키우고 있는데 어떻하면 잘 키울 수 있습니까? 이 말을 3일이 지난 후에 풀어 놓았습니다.

그렇게 묵둑둑하던 사장님이 귀담아 들는 것 같았습니다.

제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말을 가로채며서 하시는 말씀이 "로타리 쳐 버리고 새로 심으라" 하더군요.

저는 기겁을 해서 그 아까운 것을 어떻게 로타리를 치냐고 반문을 했죠.

그제서 조근조근 말씀을 하시더군요.

 

회양목이나 철쭉 같은 경우는

2~3년안에 식재부터 출하까지 마무리가 되어 농사를 잘못 지어도 다음에 잘 하면 되지만 소나무의 경우는

장기수기 때문에 처음 식재를 잘못할 경우 오랜기간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묘목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대개는 소나무 씨앗을 파종하여 생산된 실생묘를 재배하는 경우가 다수인데 분재원 사장님이 권유하는 것은 유아삽목묘인 것입니다. 저는 처음으로 삽목묘에 대해 접하게 되었죠.

지금도 여러 카페나 블로그에서도 소나무 유아삽목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저는 두가지를 동시에 재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소나무에 대한 공부는 실천으로 옮겨졌습니다.

2007년 2월 전주에서는 포항에서 사온 정원수 170여주를 식재하고 좀벌레 예방등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봄을 맞이했죠. 고향에 심어놓은 묘목에 대한 처리방안이 결정된 시기였죠.

1년생 1500주 3년동안 키우면서 도태되고 남은 것 중 가장 충실한 묘목 550주를 선별하여 500평 밭에 2m간격으로 식재를 하였습니다. 삽목묘가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처음 애정을 가지고 키운 묘목이라 버릴 수가 없어 우량묘목만 식재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유아삽 1년생 2500주가량을 전주에 식재를 했습니다. 

이무렵 전주에서 유아삽목묘를 가지고 정원수 재배를 시작하는 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분재원 사장님이 500여주 아는 형도 600여주, 먼저 앞서가시는 분들이 있기에 저는 소나무를 키우는데 한결 수월했습니다. 주변의 도움이 컷죠.

2007년 식재한 유아삽 묘목 2500여주 중 제가 250주를 2008년 200평 밭에 식재하고 지금까지 키우고 있고 나머지 묘목은 그당시 필요하신 분들에게 판매를 하였죠.

 

2007년에 유아삽목이 아닌 실생을 식재한 고향 소나무와 2008년 유아삽목묘를 식재한 전주의 나무는 지금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고향에 있는 소나무도 많이 자랐습니다. 

한달에 한두번 다녀오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안되죠.

전주의 나무는 필요하면 새벽에도 퇴근후에도 나가 손질을 하죠.

당연히 전주에 있는 나무가 좋아지겠죠.

 

장황한 이야기가 너무 길었습니다.

지금 제가 전주에서 키우고 있는 나무는 2007년 식재한 유아삽목묘 만 4년차 250주, 작년에 직간수형으로 재배할 유아삽목묘 500주, 그리고 단풍묘목를 키우고 있습니다. 포항에서 온 정원수는 작년 봄에 모두 판매를 했죠.

 

저같이 직장에 다니며 소나무를 묘목부터 시작하시는 분들은 묘목선택을 잘 하셔야 합니다.

일반 조경수 업자들이 키우는 나무처럼 재배하실려면 그냥 일반 묘목으로 가셔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좀더 잘 키우고 멋진 수형으로 재배하고 싶다면 저는 유아삽목묘를 추천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묘목장사는 아닙니다.

저도 유아삽목묘를 구입하여 식재했죠. 아시는 분이 삽목을 꾸준히 해 왔는데 제작년부터 수량을 줄이더니 작년과 올해 1년생 묘목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소나무 과잉식재에 따른 결과물이겠죠.

 

직장이나 자영업을 하면서 소나무를 재배하려면 잘 키워놔야 돈이될 수 있습니다.

물론 잘 아는 조경업자가 있어 막 조경수로 숫자떼기 판매가 가능하면 그리 하는 것이 훨 낳겠죠.

그러나 그렇치 않다면 특수목 못지 않게 키울 자신감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래에 10여년 세월이 흐른뒤에 보람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소나무 묘목부터 시작하는 재배목을 잘 키우려면

 

첫째 : 유아삽목묘를 심되 그중에도 우량묘목만 선별하여 식재하세요.

처음에 1년생 묘목을 30cm간격으로 밀식하여 2년정도 키운 후 3년째되는 봄에 정식을 합니다.

정식할때는 반드시 분을 달아야 합니다.

분달이 묘목을 포지의 지면보다 높게 식재를 하십시요. 나중에 뿌리발이 끝내줍니다.

 

 

둘째 : 정식한 소나무 관리

3년생 우량묘의 경우 수고가 약 80cm 정도 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관리가 잘 되면 뿌리가 완전히 착근이 됩니다.

11월경 곡작업에 들어갑니다. 철사로 곡작업을 하셔도 되고 하우스 파이프를 박아 90도 각도로 휘어만 놓아도 됩니다. 한번 휜나무는 다음에 곡작업을 해도 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그냥 방치하면 곡간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렵죠. 철사는 보통 7,8mm를 사용하던데 일반인들이 철사를 감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연습이 필요하죠.

저는 초기에 철사곡은 하지 않았습니다. 지주대를 이용하여 곡작업을 하였죠.

곡작업의 중요한 노하우는 봄에 새순이 경화되기 전에 가는 철사를 이용하여 곡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비결은 시기가 제일 중요합니다. 본잎이 어느정도 필때 해야죠. 그렇치 않으면 잘 부러지고 맙니다.ㅎㅎㅎ

 

그리고 희생지 관리입니다.

뿌리발이 좋으니 위로 뿜어 올리는 자양분도 엄청나겠죠. 그렇다보니 여기저기서 눈이 발생됩니다.

묘목관리에 가장 큰 난관이죠. 잘 솎아내야합니다. 그래서 유아삽목묘를 재배하는 농장에 견학을 다닐 필요가 있죠.

 

셋째 : 상부 우세성과 바퀴살 가지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소나무는 위로크려고 노력을 하죠. 그러나 주간 상순을 무리하게 강전을 하거나 병충해가 와서 상순이 죽었을땐 세력이 하부로 집중되고 무수히 많은 눈들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주간으로 힘을 받는데 1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하죠. 물론 상부로 못가는 힘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하단부 근부팽창엔 도움이 되겠죠.

그러나 제가 키우는 나무는 정원수이기 때문에 키를 키워야 곡작업을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바퀴살 가지를 한번에 모두 따내지 않습니다. 나무의 세력을 감안하여 1~2개는 반드시 남겨놓습니다.

세력을 유지하는데 이용을 하는 것이죠. 그러다 필요가 없을때 제거하거나 주간부가 부러지거나 충이 먹었을때 대체 주간으로 이용하죠. 나무를 보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글로서 이야기를 하니 어렵네요.

바퀴살 가지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누구는 혹이 생긴다고 하나 1~2개는 끄떡이 없습니다.

 

넷째 : 선진지 견학 다니기

필수입니다. 저도 잘 못하고 있지만 돌아다니지 않으면 우물안 개구리가 됩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인터넷~~~ 카페 블로그~~ 다 좋은 건 아니지만 노하우가 생기면 진심인지 아닌지 아는 비법이 생깁니다.

 

다섯째 : 고집피우지 않기

고집을 부릴땐 고집을 부려야죠.

그런데 자신의 방식만 고집하곤합니다.

2011년에 3년생 묘목으로 똑같이 식재했는데 5년 후 반송이는 15점 나가는데 혹솔이는 8점대라면 이것처럼 열받는 것이 어디있겠습니까.

 

몇년 안되는 소나무 재배 경력으로 깝쭉대는 것 같지만 그동안 경험으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꼭 소나무를 재배하시려는 직장이나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이런 재배법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새로 시작하는 2011년 소나무를 재배하시려는 분들에게 마음을 드려봅니다.

출처 : 더불어 숲
글쓴이 : 더불어 숲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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